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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 5만원

저풜미 2022. 12. 14. 09:32

나는 술을 꽤 즐기는 편이다

 

하루는 오랜만에 친한 동생들을 만나게 되어 집에서 꽤 떨어진 곳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다

나도 어디 가면 술을 좀 마시는 편이긴 하지만 항상 저 동생들에 비해서는 먼저 취하게 된다

 

다들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얼굴 보기가 힘들어 오랜만에 한잔 두잔 하다 보니 금세 지하철이 끊길 시간이 되었다

택시비가 아까웠던 나는 지하철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고 우리집을 지나 종점에서야 내리고 말았다

내리고서도 여기가 어딘지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다 운 좋게 지나가던 택시를 붙잡고 집으로 향하며

'하 그냥 진작에 택시 탈걸.. 할증 붙어 더 나오겠네'라며 후회를 곱씹었다

 

어찌저찌 집에 잘 도착을 하였고 이때만 해도 몰랐다.. 나의 휴대폰은 어디로 사라진지...

 

계산할때 지갑을 꺼내기 위해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잠시 가랑이 사이에 내려둔걸 잊고 그대로 내려버린 것이다

 

휴대폰을 찾아야겠지만 당장 연락할 수단도 없을뿐더러 당장 너무 힘들었다 

'못 찾으면 어떡하지', '폰을 새로 사야하나', '바꾼다면 뭘로 바꾸지', '어떡하지' 

이러한 걱정이 무색하게 금세 잠에 들었고 일어나자마자 학교를 갔다

 

너무 쉬운 비밀번호(0000)로 설정한 나를 자책하며 친구의 휴대폰을 빌려 걱정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기에 전화를 받지 않을수록 기사님을 향한 원망도 커져갔다 

 

마침내 기사님께서 전화를 받으셨다 아이폰의 사용이 서투셨던 건지 전화가 연결되었음에도

계속해서 '이거 어떻게 받는 거야 된거야?' 라는 혼잣말을 하셨고, 나의 다급한 목소리는 끝내 닿지 못하고 통화는 끝나버렸다

최소한 휴대폰은 무사하다는 생각에 안심을 하고 다시 전화걸길 몇번 반복한 뒤 마침내 정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도 기사님께서 근처로 오신다고 하셨고 나는 휴대폰 보조배터리와, 현금 5만원을 챙긴채 길을 나섰다

휴대폰은 무사히 잘 돌려 받을 수 있었지만 나는 만원 아끼려다 7만원을 써 버린 꼴이 됐다..

 

택시를 타고 바로 집으로 갔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그때도 휴대폰을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은 존재하지만 최소한 택시비는 덜 나왔을 것이다

돈을 쓸땐 쓸줄도 알아야 한다 아깝다고 한두 푼 아끼려다 뒤통수 맞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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